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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규의 ESG 인사이트 42] 벚꽃 그늘 아래 녹색 축제,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는 봄

  • 작성자 사진: Jace Shim
    Jace Shim
  • 4월 14일
  • 3분 분량



[ESG 경영컨설턴트 심준규] 벚꽃이 만개하며 전국이 연분홍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지역마다 다채로운 봄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앞으로 대학가 등도 각종 지역축제 준비로 분주해질 때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즐기는 축제의 이면에는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가 있다. 축제 기간 동안 발생하는 대량의 일회용품 쓰레기, 교통 혼잡으로 인한 탄소 배출, 소음과 환경 오염은 지역사회와 자연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 특히 벚꽃축제나 대학축제처럼 많은 인파가 몰리는 행사일수록 이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주요 축제에서는 하루 평균 10t 이상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재활용되지 않는 일회용품이라는 점에서 환경적 부담은 더욱 크다. 아울러 축제를 즐기기 위해 이동하는 차량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축제의 즐거움은 유지할 방법은 무엇일까? 세계 각국에서는 이미 지속가능한 축제 문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해외의 혁신적 사례들을 살펴보며 우리 축제 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볼 수 있다.


먼저,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Glastonbury Festival)은 자원 순환의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다.


이미 지난 2019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재사용 가능한 스테인리스 물병과 무료 급수대를 설치했다. 더불어 친환경 화장실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비료로 전환해 지역 농장에 제공하는 순환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 결과 글래스턴베리는 매년 약 200만 개 플라스틱병 사용 감소 성과를 이루었다. 특히 참가자들의 환경 의식이 고취돼 일상생활에서도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는 행동 변화까지 나타났다. 축제를 통해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체험하고 인식하는 교육적 효과까지 거뒀다.


호주 우드포드 포크 페스티벌(Woodford Folk Festival)은 적극적인 탄소 상쇄 활동을 보여주는 사례다. 본 행사와 연계된 식목 프로그램 ‘플랜팅(The Planting)’으로 참가자는 축제 기간 동안 지역 생태계 복원을 위한 나무 심기에 직접 참여한다. 지난 25년간 1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으며, 축제로 인한 탄소 발생을 상쇄하는 효과를 창출했다.


이 프로그램은 참가자에게 환경보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심어주었고, 축제 브랜드 가치를 증진하는 데에도 이바지했다. 단순히 즐기기만 하는 축제가 아닌, 의미 있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참가자 만족도와 충성도가 크게 강화됐다.


앞의 두 사례 외에도 독일 베를린에서 매년 개최되는 다문화 축제 ‘카니발 오브 컬처스(Carnival of Cultures)’ 지역경제와 친환경 활동의 조화를 이룬 모델로 돋보인다. 재생에너지로 행사장 전력을 공급하고, 친환경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방문객에게는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지역 소상공인과 다양한 문화 단체들이 축제의 주요 공급자로 참여해 지역 경제 순환 촉진에도 나선다.


이 축제는 다양한 문화 공동체 참여로 사회적 포용성을 확대하는 동시에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모범 사례로 꼽힌다. 축제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이를 상쇄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수립해 실천한다.


앞으로 우리 축제도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앞서 살펴본 해외 사례들의 핵심 가치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영국 글래스턴베리의 자원 순환 시스템은 우리 축제에서도 충분히 도입 가능하다. 축제 주최자가 행사 기획 단계부터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고 재사용 가능한 컵이나 식기 대여 시스템을 운영한다면, 쓰레기 발생량을 현저히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행사 후 정리 비용까지 절감하는 경제적 이점도 얻을 수 있다.


호주 우드포드 페스티벌의 탄소 상쇄 활동은 우리 지역 축제에서 생태 복원 프로그램으로 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기상 벚꽃 축제가 주로 식목일 전후로 열리는 점을 활용해 축제와 식목 행사를 연계하면 자연스러운 환경보호 활동이 가능하겠다. 방문객들이 벚꽃을 감상하며 함께 나무를 심는 프로그램은 축제의 의미를 풍성하게 하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독일 베를린 축제의 지역경제 순환모델은 우리 축제가 나아가야 할 또 다른 방향이기도 하다. 지자체가 축제에 지역업체를 적극 활용하도록 장려하고, 자전거를 비롯한 친환경 교통 수단 이용자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은 환경적 부담을 경감하면서도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창출하겠다.


국내 일부 축제에서도 컵 대여 시스템을 시범 도입하는 등 변화하려는 노력이 보여지고 있다. 해외 성공사례를 우리 실정에 맞게 적용한다면, 환경 부담은 완화하면서도 축제의 즐거움은 유지할 수 있다. 축제 참가자들의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개인 텀블러 지참, 대중교통 이용, 쓰레기 분리배출은 축제의 환경 부담을 대폭 감소시키는 시작점이다.


지속가능한 축제 문화로 전환은 처음에는 비용과 노력이 더 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여러 측면에서 가치를 창출한다. 환경보전 측면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 축제 브랜드의 가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특히 환경 의식이 높은 젊은 세대가 주 소비자로 부상하면서, 친환경적 요소는 축제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우리 축제 문화가 환경과 지역사회는 물론 경제적 가치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벚꽃이 매년 아름답게 피어나듯 축제 문화도 지속가능한 형태로 꽃피울 수 있겠다. 봄철 축제의 즐거움을 누리면서도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을 다하는 축제 문화, 이제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할 때이다.


|심준규. 더솔루션컴퍼니비 대표. <그린북>, <실천으로 완성하는 ESG 전략> 저자. 기업의 ESG 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발과 ESG경영컨설팅을 하고 있다.

더솔루션컴퍼니비 심준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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